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2010년 3월 8일 월요일

 Fromista ~ Carrion de Los Condes (18.9 km│4시간 40분)



오늘은 약 20km 만 걸으면 목표 마을인 Carrion에 도착한다. 어제 30km를 넘게 걸어서인지 별게 아니게 느껴졌다. 시계를 보니 6km를 남기고 벌써 12시였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마음이 평화로워 진다는 것.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뒤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다. 나는 종교적인 이유로 이곳에 온 것이 아니다.



나는 그저 여행을 하고 싶었고, 우연히 여행을 통해서 나를 찾아 가게 되었고, 앞으로 살아 갈 자신감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길을 걷다 보니 또 유명한 장소가 나왔다. 산티아고를 상징하는 조가비가 계속 박혀있다. 길을 걸으면서 보려고 들고왔던 소설책들은 다 알베르게에 기부하고 다녔다. 왜 그런 무모한 생각을 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참 알수 없다. 책을 볼 필요가 없다. 길 위에서 책으로 배울 수 있는,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도보여행을 예찬하게 되었다.



글로리아와 로케, 이 둘은 남매다. 안달루시아의 말라가에서 온 순례자. 나의 친구가 되어준 그들. 가족처럼 늘 챙겨줬다.







하비에르, 하비라고 불렀다. 같이 다녔던 순례자들 중에 영어를 제일 잘했다. 스페인 사람들은 다른 유럽 사람들보다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좀 덜한 인상을 이들로부터 받았다. 이 날은 하늘이 푸른색이라 걷기 참 좋은 날이었다. 물론 햇살에 점점 검게 타고 있지만.






카리온(Carrion)을 가는 중간에 있는 Villalcázar de Sirga 이다. 아주 작은 마을로 우리는 점심을 먹기 위해 잠시 들렸다. 







늘 이렇게 걸었다. 셋이 앞서 가면 나는 그 뒤를 묵묵히 밟았다ㅋㅋㅋ 겨울이라 그런지 옷이 커서 다들 뒤뚱뒤뚱 걷는다. 생각보다 스페인 사람들은 패션에 그리 신경쓰지 않는듯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알록달록한 등산복 아주 많이 좋아하던데 ㅎㅎㅎ






Villalcázar de Sirga의 성당이며 들어가보지는 못했지만, 고즈넉하니 좋았다. 화려함은 없을지라도.










걷다보니 순례자? 산티아고? 가 앉아있다. 이렇게 보니 살이 정말 많이 빠졌네. 






이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가 463km 남았다는 표지판에 감회가 새로웠다. 800km가 넘게 남았던 때가 있는데. 




오후 1시 30분 쯤 카리온(Carrion)에 도착했다. 교회와 붙어있는 알베르게 인데도 8유로나 했다. 괜찮은 알베르게 이지만 8유로라니. 워낙 알베르게 투숙비가 싸다 보니 이 가격도 비싸게 느껴진다. 어쨌든, 점심을 먹고 교회를 둘러 본 후 다시 돌아왔다.






내 발 온전할까ㅎㅎ


다행히도 내 발은 물집은 안잡히는 발이다. 발이 붓고 얼얼하긴해도 발이 건강한 덕을 좀 봤다.


하지만 신고있던 신발에 새끼 발가락이 계속 닿아서 결국 티눈이 생겼다. 좀처럼 사라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너무 아팠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크레덴시알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산티아고 가는 길, 산티아고순례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2010년 3월 7일 일요일

Hontanas ~ Fromista (33.1 km│8시간 20분)



오늘은 2주간의 카미노 여정 중에 가장 길고 험난했다. 늘 맨 마지막에 출발하는 나지만 쉬지 않고 걷다보면 앞서간 이들을 만난다. 오늘도 어김없이 혼자 걷다가 앞서 간 동료들을 만났다. 


길을 걷다 보면 이런 중세시대 유적같이 생긴 건축물들을 볼 수 있다. 순례자의 길은 한 마디로 시간 여행하는 기분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로밍같은건 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나는 서울과 연락할 방법조차도 없었고 다 까먹었다. 그저 그날 하루하루의 삶에만 충실할 뿐.






별거 아닌 오래된 나무 문일 뿐인데 괜스레 감상에 젖어들어 셔터를 눌렀다. 사실 이런 문 우리나라에도 많은데 ㅎㅎ



저 멀리 동산이 보이기 시작했고 길은 계속 아스팔트 길이다. 하늘이 구름 덕분에 하얀색이다. 이래도 탈건 탄다. 얼굴은 점점 검게 그을렸다. 이제 점점 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평생 이런 고행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 값지고 귀한 경험이다. 음악을 들으면서 걸을 때도 있었고, 바람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걸을 때도 있었다. 정말 눈 앞에 개미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아 힘들었다. 외로움과 싸우는것이 몸이 아픈것 보다 괴로울 때도 있었다. 넋을 놓은채 걷고 또 걸으니 Boadilly del Camino라는 마을이다. 숙박을 하지 않아도 지나치는 알베르게에서 도장을 받을 수 있는데, 도장을 받으려고 하니 이곳에서 8분 정도 쉬면 도장을 찍어준다고 한다. 쉬다 가라는 의미. 그래서 8분을 채워 쉬고 도장을 찍고 길을 나섰다. 


지나가는 길가 어딘가에 있던 카페겸 레스토랑에서 키우는 고양이와 개



개는 집안에 들어가고 싶어한다. 처량해보이지 왜..ㅋㅋ



이 곳은 세계 각 국의 화폐로 이렇게 꾸며놨다. 당연히 한국 화폐도 많이 보였다. 여기서 콜라 한잔 마시고 다시 출발 ㅎㅎ



걷다가 문득 저 멀리 독수리 들이 보인다. 그리고 그 독수리들은 머리 위를 빙빙 맴돌았다. 왠지 내가 쓰러지면 날 잡아먹으려고 저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걸음을 재촉했다. 계속 걷는 중. 걷고 또 걷고




누군가 하트를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그 하트 안에 또 하트를 만들어 놓았다. 카미노의 힘?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오고 싶다. 이런걸 좋아한다면...



나는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이런 뷰가 제일 좋았다. 저 멀리 내가 갈 길이 보이고 더 멀리 지평선이 보이는 이 곳



누군가를 애도하는 동판도 보인다.



길을 걸으며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도 없다. 나 혼자다. 마치 지구에 나 혼자 덩그러니 놓여진 기분으로 걸어다녔다.



길을 걷다가 금지 표지판을 잘 봐야 한다. 사유재산에 침범하면 안됨!



사실 나는 카메라를 2개나 가지고 다녔다. 필름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 필름 카메라를 이용한 사진.


노란색이 너무 눈에 띈다.



이 아름다운 운하를 지나면서 제일 무서웠다. 지나가던 중, 농장을 지키던 개 한 마리가 목줄이 풀린채로 나를 쫓아 오는게 아닌가... 정말 무서운 순간이었다. 그렇게 큰 개에게 물리면 산티아고고 뭐고 없다. 여정은 그 순간 끝난다. 정말 그 개가 노려보는 짧은 순간에 별별 생각이 들었다. 스틱을 든채 1분간 서로 바라보다가 다행히도 개가 호기심이 떨어졌는지, 집으로 돌아가버렸다. 진짜 심장 떨리는 순간이었으며, 그 후 6km나 더 가서 프로미스타에 도착했다.



굉장히 많은 알베르게가 있었다. 이 중에서 내 그룹이 묵는 알베르게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냥 공립 알베르게에 갔더니 여기 모두 모여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꼴찌로 왔지만 일찍 씻고 잤다. 꼬레아노 화이팅!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산티아고 가는 길, 산티아고순례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2010년 3월 6일 토요일

Burgos ~ Hontanas (32.6 km│7시간 50분)



오늘부터는 메세타 평원 지역이다. 카미노 중에서 가장 단조롭고 그저 길 뿐인 평원으로 알려져있다. 오르막 길과 내리막 길이 적어 다리는 힘들지 않지만, 너무 단조로워서 오히려 지루해진다. 허나 오늘 날씨만큼은 내게 혹독했다.


바람을 막아줄 나무 한 그루 조차 없었다. 언제부터인가 함께 다니는 그룹이 생겨 그들이 짐을 푸는 곳까지 가게 되었다. 가는 길에 돌로 만든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 지도도 보았다.


다들 궁금 할 것 같다. 길을 걸으면서 대체 뭘하는지.


길을 하루에 7시간씩 걸으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생각은 다 해볼 수 있는 것 같다. 다른 순례자들과 대화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걸음이 다르기 때문에 함께 걸을 때가 거의 없다. 자신과의 싸움이다. 살이 점점 빠져서 허리사이즈도 줄어들고 있고, 피부는 새까매지고 있었다.




다른 순례자들이 길을 걸으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나 같은 경우 보통 평소에 하던 생각을 하며 걸었다.


이 시기의 나는 제 2의 사춘기였었고, 열등감이 많은 대학생이었다.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하기 싫은 것도 많았던 때다. 청춘과 열정이라는 단어 아래 대학 생활을 흘려보내기도 했다.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후회되는 일도 사실 많이 있다. 남들보다 진로에 대한 고민을 일찍 시작한 이 시절의 나는 꿈에 대해 고민했고 고민했다.



원하는 대학교 진학에 실패하였었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였었는지, 내가 무엇이 하고 싶은지 다 잊고 대학생활 1, 2학년을 그저 놀고 먹느라 보냈다. 그렇게 보내버린 시간이 아깝거나 후회되지는 않는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싶었다. 나를 증명하고 싶었고 꿈 만큼은 실패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끈기도 부족하고 인내심이 부족한 나를 바꾸고 싶었다. 방법은 모르지만 내가 찾고 싶었던건 나였던거 같다.


그림 같은 이 곳에서 어디엔가 끝이 있다고 믿으며 정해진 화살표를 따라 걸으니, 사실 순례자의 삶에서 고민은 필요가 없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길이 세상에 지친 우리들에게 힐링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메세타 평원은 해발 800m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날씨가 꽤나 쌀쌀했으며, 구름도 많이 낮았다. 주위에 건물도, 마을도, 동물도 심지어 개미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오늘 걷는 거리가 많이 길어서 다른 일행과도 속도차로 벌어졌다.


혼자 걷는다.



알베르게에 있는 순례자들은 나와 함께 하고 있는 그룹 뿐. 비수기라 사람도 별로 없고 편하게 침대를 사용하였다. 짐을 줄이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카메라를 열심히 들고 다니지만, 너무 지치고 힘들어 셔터를 잘 누르지 못했다.


반성해야지..



스페인 친구들과 여러 이야기를 하며 보내고 있다. 이 둘은 의사로 안달루시아 지방의 말라가에서 살고 있는 친구들이다. 저 둘은 같은 학교를 다녔다고 했다. 의사 일을 시작하기 전에 걷는 친구들이었고, 내 또래면서 영어를 그나마 할 줄 알아서 더 가까워졌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산티아고 가는 길, 산티아고순례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2010년 3월 5일 금요일

Atapuerca ~ Burgos (17.8 km│4시간 15분)



오늘의 구름낀 날씨로 시작하여 부르고스에 도착할 때 쯤 해가 났다. 카미노를 걷다보면 일주일에 한 번씩 큰 도시를 지나치게 되는데 오늘 도착한 도시가 바로 부르고스이다.


부르고스주는 부르고스가 주도이다. 북쪽으론 칸타브리아 지방과 바스크 지방을 나누는 칸타브리아 산맥과 동쪽으론 라리오하 주와 소리아 주를 나누는 이베리아 산맥, 남쪽으론 세고비아 주, 동쪽으론 바야돌리드 주와 팔렌시아 주와 맞닿아 있다. 부르고스는 "카스티야의 머리"라고 불린다. 왜냐하면 카스티야 왕국의 설립지였기 때문이다. 부르고스에는 카테드랄과 동시에 역사와 예술적으로 유명한 자산이 있다. 


부르고스에 가는 길. 사실 이게 길이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광활하며 길이 보이지 않고 그저 이런 표지판 하나만 떡하니 박혀있었다. 다른 순례자들이 없었더라면 길을 잃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저 앞에 경찰관 미구엘아저씨가 걷는 중 ㅎㅎ



분명 한 사람이 만들지는 않았을 터..이 길을 지나가는 수 천만 순례자들이 만들어 놓은 절경인것 같다.

이러다가 산도 옮길 기세..ㅋㅋㅋㅋ



사슴이 출몰한다는 표지판 같은데...민망하게 누가 이런 낙서를 해놓았구나... 유럽 문화유산에 낙서를 많이 한다던데 이런 표지판도 예외는 아닌가보다.. 순례자의 길이라 금욕을 이런 곳에 풀었나 싶고 ㅋㅋ



책에서 보았던 벽화를 보니 신기했다 정말 그려져있네 하며 사진 한방 ㅎㅎ 순례자를 잘 표현해주는 듯 ㅎㅎㅎ



사실 오늘 걸은 거리는 20km 정도라 금방 부르고스에 도착하였고, 짐을 일찍 풀고 대성당을 구경하기로 했다.

이런 큰 문화유산을 그냥 지나칠 수 없으니까.




우선 알베르게에 짐과 신발을 재정비하고 구경하러 다니기로 했다. 스페인사람들 정말 체력이 대단하다. 지치지도 않나 ㅎㅎ



유럽여행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이런 건물을 어떻게 지은것일까.. 대단하고 신기하고 경이롭다는 표현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대체 그들은 무엇을 위해 이런 건축물을 올렸을까.






웅장한 고딕 건축물.


북부 스페인의 부르고스 대성당은 성모 마리아에게 바쳤던 고딕 양식의 걸작이다. 라틴 십자가형 배치로 설계된 이 성당은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예술 작품, 성가대석, 예배당, 무덤, 조각상, 장식 격자에서 보이는 뛰어난 석조 세공 등으로 명성이 높은 곳이다. 이 성당은 13세기에 프랑스 북부에 세워진 성당에서 영향을 받았으며, 스페인 건축가들이 프랑스 고딕 양식을 받아들여 고유한 방식으로 적용했음을 보여 주는 훌륭한 예이다. 프랑스 고딕 건축 양식과 예술이 보급된 것은, 부르고스라는 도시와 그 성당이 중세 이후부터 피레네를 거쳐 갈리시아에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순례자들이 쉬었다 가곤 하던 장소였던 덕분이기도 하다.


무척 크고 의미가 깊고 아름다운 곳이다. 내부 입장은 입장료가 있었는데, 순례자는 50% 할인을 받아 2.5유로에 입장 할 수가 있다. 


부르고스 도시 안에 있는 노란색 화살표. 도시에서 길 잃어버리면 정말 큰일이 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길이 복잡하여 자칫 길을 잃어버리기 쉽상. 한 달동안 말동무가 되어준 글로리아와 함께.



부르고스를 높은곳에서 내려다 보기 위해 언덕쪽으로 향했다. 그러자 부르고스의 좌표가 있었고 멋진 장관이 펼쳐졌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잡은 대성당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고 저 광활하게 펼쳐진 평원이 너무 멋졌다. 우리나라는 산도 많고 건물도 빼곡하여 이런 평원을 보기가 힘든데 신기했다. 저 지평선을 내가 걸어왔다니!



도시를 설명해주는 설명판도 있었고 무엇보다 스페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스페인 만의 주거양식과 도심환경이 눈에 띄었다.

다리와 발이 아픈 것도 잊고 이렇게 내내 돌아다녔더랬다.



부르고스에서 나는 큰 결심을 했다. 다른 스페인 순례자들과 더 소통을 하기 위해서 영어-스페인어 사전을 구입하기로 한 것이다. 글로리아와 함께 서점에 들려 사전을 구매하고 지금부터 나는 사전을 통해 그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ㅋㅋㅋㅋ


그런 내가 신기한지 다들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내게 한 마디 한 마디 씩 알려준다. 사실 스페인어는 읽기는 매우 쉬운 언어이므로 읽는 것엔 문제가 없었다. 



해가 점점 저물고 우리는 와인을 마시고 알베르게로 돌아가기로 했다.



웃는 모습이 너무 환한 순례자들 ㅎㅎ 내 얼굴은 와인먹고 빨간 홍익인간...



스페인하면 또 하몽(jamon)을 빼놓을 수가 없지. 거의 모든 바에 이렇게 하몽(jamon)을 매달아놓고 바로바로 썰어준다.



부르고스의 알베르게는 대도시의 알베르게 답게 아주 크고 현대식 시설을 자랑한다. 싼 가격에 이렇게 편한 곳에서 머무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남은 여정을 걷기 위해 컨디션을 회복한다.





부르고스 알베르게의 도장과 대성당의 도장을 모두 받았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산티아고 가는 길, 산티아고순례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2010년 3월 4일 목요일

Belorado ~ Atapuerca (29.2 km│7시간 40분)


오늘의 날씨는 Nube, 구름 낀 날이다. 스페인 어를 한 단어씩 배우고 있다. 처음에는 "안녕" 이라는 말조차 모르고 떠난 나였다. 올라(Ola)라는 말도 모르고 왔으니 정말 노답이었지. 길을 걸으면서 Sol, Biento, Nube 등등 날씨를 이야기 하는 단어와 오늘, 내일 이라는 단어들을 익혀갔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를 걷다 보면 여러 자연 환경을 지나친다. 평원, 들판, 숲, 산, 도시 등을 걷게 된다. 오늘은 숲을 만났는데 론세스바예스를 가기 위해 걸었던 피레네산맥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길을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사실 길을 걷다보면 용변이 급할 때가 있는데, 너무 급하면 자연이 화장실이 되어 준다...ㅎㅎㅎ



길을 걷다보면 이렇게 소도 만난다..ㅋㅋ너무 자유롭게 방목하는 것 같다. 사실 조금 무서웠는데 너무 온순하게 나를 바라보기만 해줘서 소들에게 고마웠다. 동물을 무서워하는건 아니지만 뿔이 있는 소가 덤벼들면 답이 없기 때문.



화살표를 또 발견. 보기에 예쁜 화살표만 사진에 담아왔다. 누가 이렇게 많은 화살표를 남겨놓았을까.



길을 걷다보면 이렇게 돌맹이로 표식을 남겨놓은 것들이 있다. 아주 오래동안 이렇게 보존 될 것 같다. 순례자들이 이런 걸 보고 함부로 없애거나 하지는 않을테니까, 그럴 기운도 없고 ㅋㅋㅋ



길을 걷다가 만난 마을에서 본 이정표...아직도 518km나 남았군...그래도 벌써 300키로미터를 걸었다니 믿겨지지 않는다. 그저 저 숫자가 신기하게만 느껴졌고 기대가 되고 설레였다.



함께 걸었던 순례자들. 우리는 그룹이 되어 함께 걷게 되었다. 서로 이런저런 말을 나누었고 가끔은 따로 걷다가 가끔은 함께 의지하며 걸었다. 서로의 짐도 들어주고 기다려주고 격려해주었다. 어쩌면 이들이 있어서 완주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너무 즐거웠고 말이 통하지 않는데도 내게 많은 친절과 배려를 베풀어주었다. 그래서 내게 카미노는 아주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으로 자리잡고 있다.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더 많이 걸은 하루다. 성축년을 맞이하여 많은 마을들이 공사 중이라 문을 연 알베르게가 얼마 없었다. 모두 리모델링 중인듯하다. 거의 30km를 걸어 유네스코에서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마을에 도착했다. 아타푸에르카(Atapuerca)라는 마을이다.


시에라 데 아타푸에르카(Sierra de Atapuerca)의 동굴군에서 약 100만 년 전부터 기원전후까지 거주했던 유럽의 초기 인류에 관한 화석이 풍부하게 발견되었다. 이 동굴군은 매우 특별한 자료의 보고이다. 이곳 동굴과 화석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를 통해 인류 조상의 생김새와 생활상에 관한 귀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시에라 데 아타푸에르카의 유적지는 지금까지 전해 오는 인류 문명과 지금은 사라져버린 문화의 기원과 진화에 관해 매우 독특한 증거를 제공하고 있다. 현생 인류의 아프리카 조상들로부터 비롯되는 한 가지 혹은 그 이상의 진화 계보에 관한 자료가 이 유적지에서 발굴되었다. 최초로 유럽 거주 인류에 관한 풍부한 증거 자료를 시에라 데 아타푸에르카의 동굴에서 발견한 것이다. 이 유적지는 독특한 생태계와 지리적 입지 때문에 인류가 꾸준히 거주해 온 지역이다. 시에라 데 아타푸에르카에 남아 있는 화석은 유럽에 살던 초기 인류 공동체의 생김새와 생활상에 관한 귀중한 정보가 남은 매우 특별한 자료의 보고이다.


이 유적지는 카스티야 고원의 북동쪽 끝자락에 있다. 해발 1,000m 이상의 고원지대이지만, 대부분 관목으로 우거지고 일부가 경작되는 이곳은 오늘날 단순한 산등성이에 불과하다. 강줄기에 의한 침식이 과거 500만 년 동안 진행된 결과, 동굴 체계가 정교하게 발달한 카르스트 풍광이 형성되었다. 지형이 발달함에 따라 지하수면도 낮아졌다. 덕분에 이곳의 동굴은 동물이나 인간이 살기에 적합한 곳이 되었다.


시에라 산 남쪽의 가장자리를 따라 형성된 계단식 지형을 통해, 홍적세(Pleistocene, 플라이스토세) 중기와 초기에 강줄기가 이들 동굴 입구 가까이에 흘러, 특히 인간의 정주에 매우 적합한 조건을 만들어냈음을 알 수 있다. 인류의 조상이 유럽의 홍적세 퇴적층에 남긴 최초의 인간유골 화석을 트린체라 델 페로카릴(Trinchera del Ferrocarril) 유적군 중의 하나인 시에라 데 아타푸에르카의 그란 돌리나(Gran Dolina) 유적지에서 발굴했다. 





아타푸에르카(Atapuerca)의 알베르게는 이렇게 생겼으며 아담하고 묵기 편했다. 시설도 좋았다. 다만 마을의 슈퍼마켓이 없어 식당에서 식재료를 구매하여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너무 조용하고 인적이 드문 마을이다.






슈퍼마리오를 닮은 안토니오 할아부지ㅎㅎ 부엔 카미노~



같이 걷던 글로리아가 내게 스페인어 노래를 알려주었다. 같이 부르며 다녔는데 ㅋㅋㅋ 발음나는대로 받아 적어봄



혼자 떨어져도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 스페인어를 습득한 흔적...ㅋㅋㅋㅋㅋ



문법을 배울수는 없었고 단어 단어만 배워 써먹었다. 그래도 나름 유용하게 써먹었지








내일은 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순례자의 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산티아고 가는 길, 산티아고순례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2010년 3월 3일 수요일

Santo Domingo de la Calzado ~Belorado (21.8 km│6시간 15분)


발이 부었다. 발의 붓기가 빠지지 않는다. 여전히 부어버린 발을 이끌고 알베르게를 나섰다. 무플이 쑤시고 발이 아프지만 멈추고 싶지가 않았다. 이 길에서 내가 얻고 싶은 것이 있었다. 


처음에 길을 걷다 보면 몸이 피곤해지고 힘들어진다. 너무 힘들어서 아무 생각이 들지 않다가, 하루하루 많은 걸음에 적응이 되기 시작 할 무렵 생각이 깊어진다. 평소 생각하고 싶었던 것들을 마음껏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주어진다. 내 찾고자했던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순간 울컥했다가도 다시 웃음이 나오곤 했다. 때로는 길 위에서 외롭기도 했고 언젠간 이 길의 끝에 서있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다. 



눈 앞이 황량하였지만 넓은 평원과 낮은 뭉게구름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발은 아팠지만 마음껏 걸을 수 있는 이 순간을 누리며 열심히 한걸음 한걸음 나아갔다.



때로는 이렇게 차도 옆을 걷기도 한다. 자칫 위험할 수도 있지만, 순례자들이 자주 다니는 길은 운전자들이 잘 피해서 운전해 준다. 가끔 길을 잃어버린 순례자가 있으면 차를 태워주기도 한다.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늘 타인을 경계할 필요는 없는 법. 길 위도 우리의 인생과 똑같다!


신발은 이 녀석 하나만 가져왔다. 등산신발이라 밑창이 딱딱한 녀석이다. 방수기능도 어느 정도 있다. 신발을 세탁할 수는 없지만 세척은 가끔 했다. 알베르게를 더럽히기 싫었기 때문에. 길은 대부분 이렇게 흙길, 돌길이다. 아스팔트를 걷는 일이 가끔 발생할 수도 있다. 길을 걷다가 맨발로 걷는 사람도 보았다. 그는 신앙심과 고행의 길이라 생각하고 걷는 것일까.





드디어 부르고스(Burgos) 지방에 들어섰다. 벨로라도가 부르고스의 첫 번째 알베르게가 되었다. 그 전까지는 라 리오하(La Rioja) 지방이었다. 부르고스라는 도시에 대해서 함께 걸었던 순례자에게 들었는데 로그로뇨 보다 훨씬 크고 예쁜 도시라고 하여 매우 기대가 컸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산티아고 가는 길, 산티아고순례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2010년 3월 2일 화요일

Nájera ~ Santo Domingo de la Calzado (20.1 km│6시간 10분)


지난 밤에 창문이 살짝 열려 있어서 밤새 냉기가 들어왔었나보다. 새벽 중간 중간 잠에서 깨어 뒤척였고 추위에 떨었다.
다른 순례자들보다 먼저 일어났지만 침대를 벗어 나지는 않았다. 그러다 8시쯤 출발했다. 보통 7시 쯤 움직이는데, 오늘 하루의 목표 거리는 평소보다 짧기 때문이다. 


로게, 하비, 글로리아, 요란다는 카페에서 커피를 먹고 온다고 하였는데, 내 걸음이 느린건지 얘네가 빠른건지 금방 따라 잡혔다. 처음에 시작할 때 35~40일 정도 걸릴 것을 예상하고 길을 걸었다. 오늘 9일 째, 이쯤 되면 사실 이제 허벅지는 내 허벅지가 아니며, 발바닥도 내 발바닥이 아니다.



여태 지나쳐 왔던 마을 중 가장 예뻤다. 나름 정돈된 느낌이었고 나름 마을에 전설같은 이야기도 있다.



산토도밍고 데 라 칼사다는 이 도시를 세운 성 도밍고 가르시아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를 걸으며 이 마을을 지나는 순례자들을 보살피는데 삶을 바치기로 한 어느 젊은 수도사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신의 계시를 받고 난 후 그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정비하였고, Oja 강 위에 돌로 순례자를 위한 다리를 건설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는 1109년 세상을 떠난 이후 마을의 교회에 안치되었다.

 

또한, 닭의 부활에 관련된 전설이 구전되어 내려오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독일에서 온 순례자 가족이 이 마을에 도착을 하였는데, 그 순례자들이 숙박하는 여관 주인의 딸이 순례를 온 젊은 아들을 짝사랑하게 되었다. 그 아들도 자신을 좋아하는 줄 알았지만 자신만이 그에게 빠져있다는 것에 실망하게 된다. 그래서 일종의 복수심으로 그 아들의 가방에 들어있던 은식기를 몰래 숨기고 그 아들은 여관 주인 딸의 모함 빠져 교수형에 처해졌다.



그의 가족은 산티아고를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고, 어느날 죽은 것으로 생각했던 아들이 꿈에 나타나 이야기와 함께 그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경험을 하였다. 산티아고 까지의 순례길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꿈에 관한 이야기를 마을의 집정관에게 이야기 했지만, 그들이 이러한 이야기를 믿을리 없었다. 그 집정관은 식탁의 구운닭이 살아나는 것과 같이 청년이 살아 있다는 것이 있을 수 없다고 말하는 순간! 




식탁의 닭에서 깃텃이 자라나고 부활하게 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그 닭이 바로 아래 사진의 닭이다.



이러한 전설이 있는 마을에서 하루를 보냈다. 점심 식사로 마을의 레스토랑에서 순례자용 식사를 하였고 와인에 스파클링 워터를 처음 섞어 먹어보았다. 상상하지 못했던 맛이다. 달지 않은 웰치스 느낌인데 포도 향이 더 깊었다.



스페인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이 곳에서도 쌀을 먹는다는 것이다. 아 김치가 먹고 싶어진다..




이곳 "산토 도밍고 데 라 칼자도"를 지나는 순례자들이 이 곳의 성당에서 키우는 닭의 우는 소리를 들으면 길을 걷는 내내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성당을 구경하러 갔는데..

내가 듣고 말았다. 하핫.. 나는 럭키 가이.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산티아고 가는 길, 산티아고순례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2010년 3월 1일 월요일

Logroño ~ Nájera (27.5 km│6시간 50분)


로그로뇨(Logroño)로 들어가는 길은 힘들고 오래걸렸지만, 로그로뇨(Logroño)에서 나오는 건 금방이었다. 30분 정도만에 다시 순례자의 길로 올라섰다. 주변에 건물은 사라지고 다시 길과 자연풍경 그리고 순례자들 뿐이다.


로그로뇨(Logroño)에서 나오면서 본 벽화, 사실 이렇게 알록달록한건 오랜만에 본다. 이 시기의 스페인은 대부분 갈색.

개인적으로 이런 큰 도시보다는 작은 마을이 더 예쁘고 좋았다. 



햇살이 여태 걸었던 8일 중 가장 강렬하였다. 완전 얼굴이 다 타버렸고, 쉬지 않고 매일 걸었더니 많이 지쳤다.


자연스럽게 걸음이 느려지고 또 다시 그룹에서 혼자 멀리 떨어져버렸다. 그래도 멈출 수가 없다. 낙오할 생각은 없으므로.



이 길 위에서 경쟁을 하는 건 아니지만 조급한 마음이 들 때도 있었다. 내 걸음 걸이로 걷지만 앞서간 동료들을 놓쳐버리기 싫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오후 2시에 다시 일행과 합류하게 되었고, Nájera까지 함께 걸어갔다. 그다지 이쁘지는 않은 마을이다. 알베르게도 기부제라 관리가 잘 안되는 느낌이었다. 



이 길이 아마 가장 유명한 길이지 않나 싶다. 많은 산티아고 순례길 관련 도서에 등장하는 길이다. 

오롯이 나 혼자 걷는 길. 지구 위에 혼자 덩그러니 놓여있는 기분이다.



프랑스 사람들도 꽤 많이 보였다. 아이들도 단체 관광 오듯이 지나가곤 한다.  스페인의 이국적인 풍경.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산티아고 가는 길, 산티아고순례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2010년 2월 28일 일요일

Los Arcos ~ Logroño, (26.9 km│7시간 30분)



로스 아르코스(Los Arcos)에서 아침에 출발 할 준비를 하는데 같이 걷던 순례자 한 명이 문제가 생겼다. 다리가 많이 아파서 걷기 너무 불편하다고 하였다. 예전에 무릎 수술을 했었는데 그 부위에 통증이 있다는 것이다. 무리하면 안되는데 여태 그걸 참고 걸었다고 했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큰 도시인 로그로뇨(Logroño)까지 간 뒤 병원에 들린 후 집으로 돌아가야 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베드로와 헤어지고 걷기 시작했다.





















앞서서 출발한 보르카와 미구엘, 안토니오가 먼저 도착하였고 나는 17시나 되서야 도착했다. 큰 도시이기 때문에 그 도시 입구에 도착해도 다 도착한 것이 아니다.





이때만 해도 도착한줄 알고 기뻤는데, 사실 여기서부터 1시간은 더 걸은 기분...ㅠㅠ


예를 들자면...자유로에서 강변북로에 진입하여 서울에 도착했다고 해서 내 목적지인 올림픽공원은 한참 남은 것 처럼 말이다



같이 몇일을 걷다보니 자연스레 순례자들간에 친밀도가 올라갔고 그룹이 형성되었다. 그 중 미구엘 아저씨는 오늘 도착한 로그로뇨(Logroño)에 거주하는 스페인 사람이다. 그리고 직업이 경찰이라 그런지 영어도 잘 썼다. 미구엘아저씨는 알베르게에서 도장만 찍은 뒤 자신의 집으로 갔다. 길을 계속 걸을 예정이지만 그 날 가족의 품에서 자고 올 생각이라고 했다.


로그로뇨(Logroño)의 알베르게는 시설이 크고 아주 좋은 편에 속한다. 그리고 그 곳의 방명록에서 처음으로 한국인 이름을 보았다. 이름은 '남주, 동주'. 그리고 다른 한국인 부부도 만났다. 유럽 여행중 잠시 몇 일만 걷고 있는 순례자이다.


유럽인의 경우 사실 시간이 없는 사람은 일주일 씩 나눠서 걷는 경우가 많다. 나처럼 한 달을 쉴수 있는 경우가 흔치 않으니...







안토니오 할아버지는 바르셀로나에서 살고 있는 은퇴한 은행가이다. 영어도 무척 잘하고 내게 많은 친절을 배풀어주셨다. 그래서 내가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잘 따랐다. 젠틀한 신사이신데 내게 와인과 갈비를 사주며 저녁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외국에서 흔치 않은 경험을 매일 하고 있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산티아고 가는 길

  1. 커피한잔 2016.06.10 05:13

    좋은 정보 잘보고 갑니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2010년 2월 27일 토요일

Estella ~ Los Arcos (20.4 km│6시간)


Estella 에스테야에서 아침을 간단히 먹고 출발하려고 하니 비가 갑자기 내리기 시작하였다. 빗줄기가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아 판쵸를 쓰고 걷기 시작했다.


느낌에 비가 하루종일 올것 같았는데 역시나..ㅋㅋ수중전이 되었다.


오늘 걷는 길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 산이 없고 평지로만 연결이 되어 있다. 하지만 거친 비와 거센 바람 때문에 무척 고생을 하였다. 비바람 때문에 판쵸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옷이 다 젖었다.




지나가는 길에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곳이 있어 잠시 와인을 맛봤다. 공짜라 그런지 맛이 있지는 않았지만 순례자들을 위한 배려는 감탄할만 하다.



진흙탕이 된 길을 걷느라 신발도 엉망이 되고 걷기도 무척이나 힘들었다. Los Arcos에 도착을 하니 비가 그쳐버렸다. 오늘 걷는 길은 짧아 점심을 먹지 않고 걸은 탓에 오후 2시에 도착했다. 다음 마을이 8km 떨어져있다고 해서 포기하였다.



그냥 여기서 씻고 쉬다가 밥을 먹는걸로 결정하였고 다른 순례자들과 저녁을 만들어 먹었다.



알베르게에서 낮잠도 청할 수 있는 기회가 태어나서 얼마나 있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다녀갔을까.



그 중 하나가 된다는 것도 설레지만 현실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을 모험하는 기분이 들어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기도 하였고 매 순간이 여행 그 자체였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순례자들 덕분에 벽면 한쪽은 그들의 흔적이 남아있다.



산티아고를 걷는 사람들이 많이 읽는 다는 책



비가 온 날의 흔적...신발이 다 더러워지고 겉과 속이 다 젖었다. 내일 신을 수 있겠지?



마을에 있는 마트에서 구입한 재료로 토마토소스 덮밥?을 해먹었다. 생각보다 맛은 훌륭했으며 한국에서도 해먹을 수 있는 수준인데 어떻게 스페인 사람이 이걸 만들었지..



도장이 점점 늘어가면서 뿌듯함이 커진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산티아고 가는 길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