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New York 여행, 방문기





나에게 뉴욕은 눈부시게 쏟아지는 햇살과 상쾌한 공기, 대지의 낮은 온도, 매서운 바람, 뜨거웠던 맨하튼의 밤 그리고 기다림.


낯선 곳에서 무언갈 찾는 기분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기분과 비슷하다. 나에게 뉴욕은 그런 곳이다.


지금도 그 때 생각만 하면 심장이 아찔하고 행복하고 다시 돌아가고 싶은 애틋하다.





스페인,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2010년 3월 13일 토

Leon ~ San Martin del Camino (24.5 km│6시간)



오늘 레온(Leon)의 알베르게에 아침이 되자 많은 순례자들이 부스럭거리는 난리통에 나도 잠에서 깨어났다. 부랴부랴 일행을 따라 길을 나섰다. 레온같이 큰 도시에서 카미노를 찾아 빠져 나오는 것도 사실 쉽지 않다. 그냥 걸으면 되는 길인데, 도시는 길이 너무 많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요란다가 다시 함께한다. 보르카도 올 줄 알았는데 다음주 쯤 볼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새로은 스페인 사람을 알게되었다. 길 위에서 순례자들은 서로 응원해주고 격려해준다. 그리고 금방 친구가 된다. 오늘 만난 새로운 동료는 안드레 라고 하는 남자 간호사. 아쉽게도 사진이 없군..


키도 훤칠하고 영어도 잘해 큰 도움이 되었다. 마드리드에 산다고 하니 귀국하기 전에 마드리드에서 한 번 만나기로 하였다. 



레온을 빠져 나오는길. 스페인이 점점 밝아온다. 스페인 북서부에 위치한 도시로, 카스티야이레온 지방의 주인 레온 주의 주도이다. 레온은 기원전 1세기 로마 군단 6 빅트릭스 사단이 설립했으며 68년에 7 게미나 사단이 이 곳에 주둔하면서 레온의 효시가 되었고 레온은 라틴어 도시 이름인 "레기오"(Legio)에서 유래되었다. 레온은 586년에 서고트족에게 정복당했고 712년에는 무슬림에게 정복당했다. 그 후 856년에 오르도뇨 1세가 레온을 되찾았으며 910년부터 1301년까지 레온 왕국의 수도가 되었다.


순례자의 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의 길목으로 자리 잡으며 곳곳에 순례자의 모습이 보인다.


길을 걷다 지친 순례자가 신발을 벗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길을 걷다가 영화 반지의 제왕의 호빗의 집처럼 생긴 곳을 발견하고는 하비에게 물어보았다. 와인 저장고라고 한다. 와인과 가까운 스페인사람들인 만큼 이렇게 와인을 보관한다. 길을 걷다 보면 넓은 면적의 포도 밭을 만날 수 있다. 넓은 포도 경작지에 비해 관개시설이 빈약하고 날씨가 건조하여 생산성은 좋지 않은 편이지만 세계에서 와인 생산 비중이 3위다.



마치 간달프와 프로도가 나올 듯하다 ㅎㅎ



큰 도시인 레온에서 나오는 만큼 흙길 보다는 포장된 길이 대부분이었다. 하늘과 구름이 예쁘게 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나던 중 발견한 성당. 최근에 만들어진 성당으로 보이고 청동으로 주조를 아주 멋지게 만들어 놓아서 남겨봤다. 세련된 모습이다. 예수의 12제자 중 야고보, 즉 산티아고는 칼을 들고 있다. 




오늘 점심은 맥도날드로 ㅎㅎ



산 마르틴 델 카미노(San Martin Del Camino)의 알베르게 도장!



부엔 카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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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2010년 3월 12일 금

Puente Villarente ~ Leon (11.9 km│4시간)



오늘은 레온(Leon)에 도착하는 날이다. 산티아고 직전의 가장 큰 마지막 도시, 14km라 속도를 내지 않고 천천히 즐기며 걸었다. 이젠 뒤쳐지는 것이 아무렇지 않다. 걷는 거리가 짧아 출발도 늦게 했고 점심도 천천히 중간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즐겼다. 도시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도, 차도 많아진다. 사람 사는 곳 같다.


그래도 큰 도시에서는 화살표와 가리비 조개 모양을 찾기 힘들어서 스페인 친구들과 걷는게 좋다는 생각에 함께 알베르게를 찾아 나섰다. 기부제인 레온(Leon)의 알베르게에 짐을 푼다. 시설이 좋지는 않지만 기부제이고 따뜻해서 좋았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에서 경비는 하루에 15~20유로 정도쓰면서 다녔다. 생각보다 돈 쓸 곳이 없다. 



짐을 풀고 친구들과 식사를 한 후 레온(Leon)의 대성당을 찾아보았다.



대성당으로 가는 길에 여러 건축물들이 눈에 들어왔는데, 가우디가 설계했다는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가우디는 정말 천잰가....

바르셀로나의 성파밀리아 대성당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스페인 만의 독특한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도시로 느껴졌다. 특히 떨어지는 햇살에서 그 영감이 느껴진다.



위의 사진이 바로 레온의 대성당이다. 내가 여태 여행을 하면서 보았던 성당 중에 시스티나 성당과 성파밀리아성당 급의 멋진 성당이었다. 특히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정말 압권이다. 그 옛날 저렇게 빈틈없이 돌을 어찌 쌓아올렸을까, 천장도 저렇게 높은데 믿어지지가 않는다.



저런 구조를 상상하여 만들었다는 것이 정말 대단했다. 예수의 열두제자를 넣은 스테인드 글라스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훼손 없이 잘 보존되고 있다는 것이 정말 대단했으며, 스페인들이 자국에 자부심을 느낄 만 하다고 생각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순례자들이 더 가슴 뭉클해지는 이유가 될 거 같다.



대성당의 도장까지 총 3개나 찍었다. 레온의 밤이 깊어간다. 우리는 와인에 취해 오늘도 잠을 청한다. 숙소 규모가 큰만큼 분주하고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다. 숙소 구조가 도미토리이기 때문에 예민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힘들 수 있다.



길은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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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두다리로 2016.03.24 04:40

    순례의 길을 다시 되돌아 볼수있어 감사드립니다. 걸을수록 마음이 가벼워지고 기쁨을 느끼는 아름다운 길이었음니다.
    그때 그마음을 잃지말고 살아야하는데... 길위에서 너무 행복했던 시간들을 다시 회상할수있어 감사합니다

    • Jake W Lee 2016.03.24 05:13 신고

      우선, 답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두다리로님도 아직 길 위에 있습니다. 부엔 카미노!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2010년 3월 11일 목요

El Burgo Ranero ~ Puente Villarente (25.2 km│6시간)


어제 묵은 알베르게는 기부제라서 시설이 많이 열악하였다. 게다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앞에 사람들이 데워 놓은 물을 다써서 찬물로 샤워를 하고 잤다...3월이지만 아직 많이 쌀쌀했고 추웠다. 패딩을 들고가서 난방이 안되는 알베르게에서는 입고 자지 않으면 안될 정도다. 


이 난방도 잘 안되는 것에서 옷으로 무장을 하고 침낭 속에 들어간 후 이불로 그 위를 덮었다. 보통 이렇게 자는게 더 위생적이라는 판단에.. 오늘은 무난히 길을 걷는다. 어느 정도 이제 짐에도 다리의 통증에도 익숙해졌다.



이번 알베르게는 안토니오의 친구인 아주머니가 추천해준 것이다. 게다가 가는 길에 그 아주머니께서 차를 끌고 와서 우리의 짐을 알베르게까지 운반해주셨다. 10분 정도의 거리였지만 편하게 걸었다. 가방이 하나 없는데 이렇게 다를줄 몰랐다. 등에 짐을 내려 놓으니 마음의 짐도 내려놓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택시를 이용 할 수 없다. 카미노를 걷는 진정한 순례자 되고 싶었으므로.


사실 이제 무릎이 아파오는걸 즐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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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2010년 3월 10일 수요일

Ledigos ~ El Burgo Ranero (32.2 km│7시간 30분)


오늘은 굉장히 많이 걸었다. 이 곳에는 슈퍼마켓이 없어서 어제 미리 음식을 사 놓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침밥을 못 먹고 출발을 했다. 보통 한 마을에 도착하면 저녁에 그 날 먹을 저녁식사와 다음날 아침 그리고 점심 식사까지 미리 준비를 해놓는다. 일반적으로 빵과 하몽, 쵸리도, 살치쳥 등을 구입해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거나 과일로 대신한다.



다음 마을에는 BAR도 없다. 그래서 사하군(Sahagun) 까지 더 걸어가기로 한다. 16 km를 쉬지 않고 걸었다. 어제 일찍 멈춘 것이 살짝 후회가 됐다. 내 일행들을 따라 잡지 못할 것 같더니 사하군(Sahagun)을 벗어나자 저멀리 보이기 시작했다.



레온 지방으로 들어선다는 표지판이다. 이 길은 살짝 위험하게 차도 갓길을 걷게 되어 있었다. 한 번을 쉬지 않고 걸었더니 꽤 많은 거리를 걸은 듯 했다. 



그렇게 '일행'과 합류하여 다시 걸었다. 얼마 걷다 보니 일행 중에 안토니오 아저씨의 지인을 만났다. 그는 근처에 거주하는 분인데 우리를 위해 점심을 준비해 준다고 하였다.



기분 좋게 모두 모여 함께 식사를 했다. 스페인 지방의 고유한 음식이다. 



돼지고기 부속을 이용하여 만든 음식이다. 아주 느끼한 맛이었고, 와인과 증류주인 오루호를 함께 곁들여 먹었다. 안토니오 아저씨의 친구분도 카미노를 몇 해 전에 걸었다고 했다.



스페인 요리 하면 타파스, 가스파쵸, 빠에야 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요리는 파바다(fabada)라는 음식으로  콩, 소시지, 햄, 베이컨을 넣고 오래 끓여 만든 스페인식 콩 스튜이다. 물론 지방마다 들어가는 재료나 스타일이 약간씩 다를 수는 있다. 매우 살찌는 맛?이었다. 길을 걷는데 잃어버린 영양분을 섭취!하는 맛.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맛은 아니었지만 맛있게 먹었다. 묘사하자면 채소나 샐러드를 부르는 맛이랄까, 맥주 안주로 완전 적격인 음식으로 생각했다. 사진만 봐도 탄산 먹고싶다..ㅋㅋㅋㅋ



이 오루호들 무시하고 먹었더니 취했더랬다...취해서 걸었다.....




우리에게 이렇게 후한 대접을 해준 안토니오 아저씨의 친구분도 알베르게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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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2010년 3월 9일 화요일

Carrion de Los Condes ~ Ledigos (23.1 km│4시간 50분)



코골이 아저씨들 덕분에 밤새 한 숨도 못잤다. 귀에 이어폰을 착용하고 노래를 듣는데도 계속 코 고는 소리가 들린다..너무 괴롭고 힘들어서 새벽 3시에 짐을 챙겨 나왔다. 하루 종일 걷고 낮에 시에스타를 조금 한 게 전부였다.


다른 사람들이 깨지 않게 조심히 가방을 챙기고 밖으로 나왔다. 처음에는 방향을 못잡고 헤매다가 겨우 카미노 표시를 발견하고 걷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없이 어둠 속을 걷기 시작했는데 점점 무서워졌다. 귀신이라거나 이런건 무섭지 않았는데, 야생동물의 습격이 겁났다.




손전등하고 스틱을 손에 쥐고 계속 걸었다. 남들보다 먼저 다음 마을에 도착하여 먼저 쉬고 있을 생각만 했다. 이 시간에 한 번쯤은 걸을 만 하다. 새벽의 차가운 공기가 폐를 감쌌다. 달빛에 의지해 걷는 기분, 참 묘하다. 주위가 어두워지니 하늘의 별들이 더욱 더 빛나 보였다. 



자 여기부터는 가로등이 없다...이제 부터는 정말 어둠 속을 걷는 것이다.

암순응 점점 하며 방향을 가르키는 화살표가 없나 찾았다. 환한 공간에서 갑자기 어두운 공간으로 갔을 때, 처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다가 시간 경과에 따라 어둠이 눈에 익어 주위의 사물이 보이는 현상. 빛을 느끼는 시세포의 역치는 밝은 곳과 어두운 곳에서 달라지는데, 그 차이는 약 1만 배라고 한다. 밝은 곳에서 갑자기 어두운 곳으로 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다가, 차츰 보이게 된다. 이것이 암순응인데, 시세포의 역치가 내려가서 감도가 좋아지는 것이다.



다행히 여러 갈래 길 없이, 한 길로 쭉 연결되는 길이었다. 한 시간 남짓 걸었을까, 해가 조금씩 떠오르고 주변위 환해지기 시작했다. 주변을 살피니 넓은 평원 뿐이다. 



계속 걸으면 도로 옆을 걸게 된다. 흙 길을 밟는 것이 아스팔트보다 좋았다. 물론 다리가 아파 다리를 끌고 다니는 기분이었지만 말이다. 비수기라 그런지 황량하기도 하였지만 나름 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음을 즐겼다.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 카미노 데 산티아고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고 들었다. 걷다보면 여러 유럽인들을 만날 수 있었고 모두 각양각색이다. 준비물로 선글라스를 챙겼더라면 더 좋았을텐데ㅎㅎ 



아직 전 루트를 걷는 동양인, 한국인은 길 위에서 만나본 적이 없으며 자부심을 갖고 걸었다. 늘 나와 함께 걷는 건 나의 그림자 뿐. 다행히 길을 잃지 않고 잘 걷고 있다는 표시.



새싹이 나고 푸른 봄, 여름에는 훨씬 더 예쁠 것이다. 하지만 이 계절의 카미노도 매력이 있다. 그리고 걸으면서 점점 계절이 바뀌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곤 했다.



길에 차도 한 대 없다. 만약에 택시나 버스가 있었더라면 마음이 흔들렸을지도 모른다.



길 위에 돌맹이로 만들어 놓은 도마뱀..? 나도 주변에 있던 돌 하나를 던져 놓았다.



사실 El Burgo Ranero를 목표로 걸었지만, 잠도 못잤고 배도 고프고 피곤해서 Ledigos에 머무르기로 했다. 정말 작은 한적한 마을이었고, 사람도 잘 안보였다. 알베르게는 Ledigos의 한 레스토랑과 함께 붙어있다. 손님은 나 혼자 뿐이었고, 휴식을 취하기에 적절했다. 오늘 해가 너무 뜨거웠고 쉴 만한 그림자도 없어 쉬지 못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같이 걷던 다른 동료들은 내가 멈춘 이 곳을 지나갔다. 물론 함께 하고 싶었지만, 한 번쯤 혼자 떨어져보고 싶었다. 내 여행, 나만이 시간을 탐닉하자.

레디고스(Ledigos)의 도장은 알베르게 체크인 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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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2010년 3월 8일 월요일

 Fromista ~ Carrion de Los Condes (18.9 km│4시간 40분)



오늘은 약 20km 만 걸으면 목표 마을인 Carrion에 도착한다. 어제 30km를 넘게 걸어서인지 별게 아니게 느껴졌다. 시계를 보니 6km를 남기고 벌써 12시였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마음이 평화로워 진다는 것.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뒤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다. 나는 종교적인 이유로 이곳에 온 것이 아니다.



나는 그저 여행을 하고 싶었고, 우연히 여행을 통해서 나를 찾아 가게 되었고, 앞으로 살아 갈 자신감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길을 걷다 보니 또 유명한 장소가 나왔다. 산티아고를 상징하는 조가비가 계속 박혀있다. 길을 걸으면서 보려고 들고왔던 소설책들은 다 알베르게에 기부하고 다녔다. 왜 그런 무모한 생각을 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참 알수 없다. 책을 볼 필요가 없다. 길 위에서 책으로 배울 수 있는,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도보여행을 예찬하게 되었다.



글로리아와 로케, 이 둘은 남매다. 안달루시아의 말라가에서 온 순례자. 나의 친구가 되어준 그들. 가족처럼 늘 챙겨줬다.







하비에르, 하비라고 불렀다. 같이 다녔던 순례자들 중에 영어를 제일 잘했다. 스페인 사람들은 다른 유럽 사람들보다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좀 덜한 인상을 이들로부터 받았다. 이 날은 하늘이 푸른색이라 걷기 참 좋은 날이었다. 물론 햇살에 점점 검게 타고 있지만.






카리온(Carrion)을 가는 중간에 있는 Villalcázar de Sirga 이다. 아주 작은 마을로 우리는 점심을 먹기 위해 잠시 들렸다. 







늘 이렇게 걸었다. 셋이 앞서 가면 나는 그 뒤를 묵묵히 밟았다ㅋㅋㅋ 겨울이라 그런지 옷이 커서 다들 뒤뚱뒤뚱 걷는다. 생각보다 스페인 사람들은 패션에 그리 신경쓰지 않는듯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알록달록한 등산복 아주 많이 좋아하던데 ㅎㅎㅎ






Villalcázar de Sirga의 성당이며 들어가보지는 못했지만, 고즈넉하니 좋았다. 화려함은 없을지라도.










걷다보니 순례자? 산티아고? 가 앉아있다. 이렇게 보니 살이 정말 많이 빠졌네. 






이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가 463km 남았다는 표지판에 감회가 새로웠다. 800km가 넘게 남았던 때가 있는데. 




오후 1시 30분 쯤 카리온(Carrion)에 도착했다. 교회와 붙어있는 알베르게 인데도 8유로나 했다. 괜찮은 알베르게 이지만 8유로라니. 워낙 알베르게 투숙비가 싸다 보니 이 가격도 비싸게 느껴진다. 어쨌든, 점심을 먹고 교회를 둘러 본 후 다시 돌아왔다.






내 발 온전할까ㅎㅎ


다행히도 내 발은 물집은 안잡히는 발이다. 발이 붓고 얼얼하긴해도 발이 건강한 덕을 좀 봤다.


하지만 신고있던 신발에 새끼 발가락이 계속 닿아서 결국 티눈이 생겼다. 좀처럼 사라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너무 아팠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크레덴시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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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2010년 3월 7일 일요일

Hontanas ~ Fromista (33.1 km│8시간 20분)



오늘은 2주간의 카미노 여정 중에 가장 길고 험난했다. 늘 맨 마지막에 출발하는 나지만 쉬지 않고 걷다보면 앞서간 이들을 만난다. 오늘도 어김없이 혼자 걷다가 앞서 간 동료들을 만났다. 


길을 걷다 보면 이런 중세시대 유적같이 생긴 건축물들을 볼 수 있다. 순례자의 길은 한 마디로 시간 여행하는 기분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로밍같은건 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나는 서울과 연락할 방법조차도 없었고 다 까먹었다. 그저 그날 하루하루의 삶에만 충실할 뿐.






별거 아닌 오래된 나무 문일 뿐인데 괜스레 감상에 젖어들어 셔터를 눌렀다. 사실 이런 문 우리나라에도 많은데 ㅎㅎ



저 멀리 동산이 보이기 시작했고 길은 계속 아스팔트 길이다. 하늘이 구름 덕분에 하얀색이다. 이래도 탈건 탄다. 얼굴은 점점 검게 그을렸다. 이제 점점 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평생 이런 고행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 값지고 귀한 경험이다. 음악을 들으면서 걸을 때도 있었고, 바람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걸을 때도 있었다. 정말 눈 앞에 개미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아 힘들었다. 외로움과 싸우는것이 몸이 아픈것 보다 괴로울 때도 있었다. 넋을 놓은채 걷고 또 걸으니 Boadilly del Camino라는 마을이다. 숙박을 하지 않아도 지나치는 알베르게에서 도장을 받을 수 있는데, 도장을 받으려고 하니 이곳에서 8분 정도 쉬면 도장을 찍어준다고 한다. 쉬다 가라는 의미. 그래서 8분을 채워 쉬고 도장을 찍고 길을 나섰다. 


지나가는 길가 어딘가에 있던 카페겸 레스토랑에서 키우는 고양이와 개



개는 집안에 들어가고 싶어한다. 처량해보이지 왜..ㅋㅋ



이 곳은 세계 각 국의 화폐로 이렇게 꾸며놨다. 당연히 한국 화폐도 많이 보였다. 여기서 콜라 한잔 마시고 다시 출발 ㅎㅎ



걷다가 문득 저 멀리 독수리 들이 보인다. 그리고 그 독수리들은 머리 위를 빙빙 맴돌았다. 왠지 내가 쓰러지면 날 잡아먹으려고 저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걸음을 재촉했다. 계속 걷는 중. 걷고 또 걷고




누군가 하트를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그 하트 안에 또 하트를 만들어 놓았다. 카미노의 힘?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오고 싶다. 이런걸 좋아한다면...



나는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이런 뷰가 제일 좋았다. 저 멀리 내가 갈 길이 보이고 더 멀리 지평선이 보이는 이 곳



누군가를 애도하는 동판도 보인다.



길을 걸으며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도 없다. 나 혼자다. 마치 지구에 나 혼자 덩그러니 놓여진 기분으로 걸어다녔다.



길을 걷다가 금지 표지판을 잘 봐야 한다. 사유재산에 침범하면 안됨!



사실 나는 카메라를 2개나 가지고 다녔다. 필름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 필름 카메라를 이용한 사진.


노란색이 너무 눈에 띈다.



이 아름다운 운하를 지나면서 제일 무서웠다. 지나가던 중, 농장을 지키던 개 한 마리가 목줄이 풀린채로 나를 쫓아 오는게 아닌가... 정말 무서운 순간이었다. 그렇게 큰 개에게 물리면 산티아고고 뭐고 없다. 여정은 그 순간 끝난다. 정말 그 개가 노려보는 짧은 순간에 별별 생각이 들었다. 스틱을 든채 1분간 서로 바라보다가 다행히도 개가 호기심이 떨어졌는지, 집으로 돌아가버렸다. 진짜 심장 떨리는 순간이었으며, 그 후 6km나 더 가서 프로미스타에 도착했다.



굉장히 많은 알베르게가 있었다. 이 중에서 내 그룹이 묵는 알베르게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냥 공립 알베르게에 갔더니 여기 모두 모여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꼴찌로 왔지만 일찍 씻고 잤다. 꼬레아노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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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2010년 3월 6일 토요일

Burgos ~ Hontanas (32.6 km│7시간 50분)



오늘부터는 메세타 평원 지역이다. 카미노 중에서 가장 단조롭고 그저 길 뿐인 평원으로 알려져있다. 오르막 길과 내리막 길이 적어 다리는 힘들지 않지만, 너무 단조로워서 오히려 지루해진다. 허나 오늘 날씨만큼은 내게 혹독했다.


바람을 막아줄 나무 한 그루 조차 없었다. 언제부터인가 함께 다니는 그룹이 생겨 그들이 짐을 푸는 곳까지 가게 되었다. 가는 길에 돌로 만든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 지도도 보았다.


다들 궁금 할 것 같다. 길을 걸으면서 대체 뭘하는지.


길을 하루에 7시간씩 걸으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생각은 다 해볼 수 있는 것 같다. 다른 순례자들과 대화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걸음이 다르기 때문에 함께 걸을 때가 거의 없다. 자신과의 싸움이다. 살이 점점 빠져서 허리사이즈도 줄어들고 있고, 피부는 새까매지고 있었다.




다른 순례자들이 길을 걸으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나 같은 경우 보통 평소에 하던 생각을 하며 걸었다.


이 시기의 나는 제 2의 사춘기였었고, 열등감이 많은 대학생이었다.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하기 싫은 것도 많았던 때다. 청춘과 열정이라는 단어 아래 대학 생활을 흘려보내기도 했다.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후회되는 일도 사실 많이 있다. 남들보다 진로에 대한 고민을 일찍 시작한 이 시절의 나는 꿈에 대해 고민했고 고민했다.



원하는 대학교 진학에 실패하였었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였었는지, 내가 무엇이 하고 싶은지 다 잊고 대학생활 1, 2학년을 그저 놀고 먹느라 보냈다. 그렇게 보내버린 시간이 아깝거나 후회되지는 않는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싶었다. 나를 증명하고 싶었고 꿈 만큼은 실패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끈기도 부족하고 인내심이 부족한 나를 바꾸고 싶었다. 방법은 모르지만 내가 찾고 싶었던건 나였던거 같다.


그림 같은 이 곳에서 어디엔가 끝이 있다고 믿으며 정해진 화살표를 따라 걸으니, 사실 순례자의 삶에서 고민은 필요가 없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길이 세상에 지친 우리들에게 힐링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메세타 평원은 해발 800m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날씨가 꽤나 쌀쌀했으며, 구름도 많이 낮았다. 주위에 건물도, 마을도, 동물도 심지어 개미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오늘 걷는 거리가 많이 길어서 다른 일행과도 속도차로 벌어졌다.


혼자 걷는다.



알베르게에 있는 순례자들은 나와 함께 하고 있는 그룹 뿐. 비수기라 사람도 별로 없고 편하게 침대를 사용하였다. 짐을 줄이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카메라를 열심히 들고 다니지만, 너무 지치고 힘들어 셔터를 잘 누르지 못했다.


반성해야지..



스페인 친구들과 여러 이야기를 하며 보내고 있다. 이 둘은 의사로 안달루시아 지방의 말라가에서 살고 있는 친구들이다. 저 둘은 같은 학교를 다녔다고 했다. 의사 일을 시작하기 전에 걷는 친구들이었고, 내 또래면서 영어를 그나마 할 줄 알아서 더 가까워졌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산티아고 가는 길, 산티아고순례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2010년 3월 5일 금요일

Atapuerca ~ Burgos (17.8 km│4시간 15분)



오늘의 구름낀 날씨로 시작하여 부르고스에 도착할 때 쯤 해가 났다. 카미노를 걷다보면 일주일에 한 번씩 큰 도시를 지나치게 되는데 오늘 도착한 도시가 바로 부르고스이다.


부르고스주는 부르고스가 주도이다. 북쪽으론 칸타브리아 지방과 바스크 지방을 나누는 칸타브리아 산맥과 동쪽으론 라리오하 주와 소리아 주를 나누는 이베리아 산맥, 남쪽으론 세고비아 주, 동쪽으론 바야돌리드 주와 팔렌시아 주와 맞닿아 있다. 부르고스는 "카스티야의 머리"라고 불린다. 왜냐하면 카스티야 왕국의 설립지였기 때문이다. 부르고스에는 카테드랄과 동시에 역사와 예술적으로 유명한 자산이 있다. 


부르고스에 가는 길. 사실 이게 길이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광활하며 길이 보이지 않고 그저 이런 표지판 하나만 떡하니 박혀있었다. 다른 순례자들이 없었더라면 길을 잃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저 앞에 경찰관 미구엘아저씨가 걷는 중 ㅎㅎ



분명 한 사람이 만들지는 않았을 터..이 길을 지나가는 수 천만 순례자들이 만들어 놓은 절경인것 같다.

이러다가 산도 옮길 기세..ㅋㅋㅋㅋ



사슴이 출몰한다는 표지판 같은데...민망하게 누가 이런 낙서를 해놓았구나... 유럽 문화유산에 낙서를 많이 한다던데 이런 표지판도 예외는 아닌가보다.. 순례자의 길이라 금욕을 이런 곳에 풀었나 싶고 ㅋㅋ



책에서 보았던 벽화를 보니 신기했다 정말 그려져있네 하며 사진 한방 ㅎㅎ 순례자를 잘 표현해주는 듯 ㅎㅎㅎ



사실 오늘 걸은 거리는 20km 정도라 금방 부르고스에 도착하였고, 짐을 일찍 풀고 대성당을 구경하기로 했다.

이런 큰 문화유산을 그냥 지나칠 수 없으니까.




우선 알베르게에 짐과 신발을 재정비하고 구경하러 다니기로 했다. 스페인사람들 정말 체력이 대단하다. 지치지도 않나 ㅎㅎ



유럽여행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이런 건물을 어떻게 지은것일까.. 대단하고 신기하고 경이롭다는 표현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대체 그들은 무엇을 위해 이런 건축물을 올렸을까.






웅장한 고딕 건축물.


북부 스페인의 부르고스 대성당은 성모 마리아에게 바쳤던 고딕 양식의 걸작이다. 라틴 십자가형 배치로 설계된 이 성당은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예술 작품, 성가대석, 예배당, 무덤, 조각상, 장식 격자에서 보이는 뛰어난 석조 세공 등으로 명성이 높은 곳이다. 이 성당은 13세기에 프랑스 북부에 세워진 성당에서 영향을 받았으며, 스페인 건축가들이 프랑스 고딕 양식을 받아들여 고유한 방식으로 적용했음을 보여 주는 훌륭한 예이다. 프랑스 고딕 건축 양식과 예술이 보급된 것은, 부르고스라는 도시와 그 성당이 중세 이후부터 피레네를 거쳐 갈리시아에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순례자들이 쉬었다 가곤 하던 장소였던 덕분이기도 하다.


무척 크고 의미가 깊고 아름다운 곳이다. 내부 입장은 입장료가 있었는데, 순례자는 50% 할인을 받아 2.5유로에 입장 할 수가 있다. 


부르고스 도시 안에 있는 노란색 화살표. 도시에서 길 잃어버리면 정말 큰일이 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길이 복잡하여 자칫 길을 잃어버리기 쉽상. 한 달동안 말동무가 되어준 글로리아와 함께.



부르고스를 높은곳에서 내려다 보기 위해 언덕쪽으로 향했다. 그러자 부르고스의 좌표가 있었고 멋진 장관이 펼쳐졌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잡은 대성당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고 저 광활하게 펼쳐진 평원이 너무 멋졌다. 우리나라는 산도 많고 건물도 빼곡하여 이런 평원을 보기가 힘든데 신기했다. 저 지평선을 내가 걸어왔다니!



도시를 설명해주는 설명판도 있었고 무엇보다 스페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스페인 만의 주거양식과 도심환경이 눈에 띄었다.

다리와 발이 아픈 것도 잊고 이렇게 내내 돌아다녔더랬다.



부르고스에서 나는 큰 결심을 했다. 다른 스페인 순례자들과 더 소통을 하기 위해서 영어-스페인어 사전을 구입하기로 한 것이다. 글로리아와 함께 서점에 들려 사전을 구매하고 지금부터 나는 사전을 통해 그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ㅋㅋㅋㅋ


그런 내가 신기한지 다들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내게 한 마디 한 마디 씩 알려준다. 사실 스페인어는 읽기는 매우 쉬운 언어이므로 읽는 것엔 문제가 없었다. 



해가 점점 저물고 우리는 와인을 마시고 알베르게로 돌아가기로 했다.



웃는 모습이 너무 환한 순례자들 ㅎㅎ 내 얼굴은 와인먹고 빨간 홍익인간...



스페인하면 또 하몽(jamon)을 빼놓을 수가 없지. 거의 모든 바에 이렇게 하몽(jamon)을 매달아놓고 바로바로 썰어준다.



부르고스의 알베르게는 대도시의 알베르게 답게 아주 크고 현대식 시설을 자랑한다. 싼 가격에 이렇게 편한 곳에서 머무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남은 여정을 걷기 위해 컨디션을 회복한다.





부르고스 알베르게의 도장과 대성당의 도장을 모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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