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순례자의 길


2010년 3월 25일  목

Monte de gozo ~ Santiago de Compostela (5.1km│1시간 30분)




아침 7시에 길을 나섰다. 거리가 짧아서 서두를 필요는 없었지만, 한시라도 빨리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에 도착하고 싶었다. 산티아고의 대성당 앞에서 한 동안 대성당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 곳에 도착하기 위해 내가 32일을 걸었다. 고통을 견디며 포기하지 않고 걸었던 것이다. 이 것을 보기 위해 그 많은 사람들이 그 먼 길을 걸어온다. 다들 저마다의 이유가 있겠지. 성당앞에서 사진을 찍고 순례자 사무실을 찾았다. 그 앞에서 동료들을 만났고 12시에 거행되는 미사에 참석하였다.



스페인 국기와 함께 유럽연합 그리고 갈리시아의 깃발이 함께 펄럭인다.



내 표정 왜 저럴까..ㅋㅋㅋ 웃고 찍을걸 ㅋㅋㅋㅋ물론 힘들고 지치고 했기 때문에 저런 표정이 나온것 같다.




크레덴시알로 나의 카미노가 증명된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도착 100km는 걸어야 완주했다는 증서를 발급해준다. 만약에 자전거나 말로 순례를 한다면 도착 200km전 부터 도장이 찍혀 있어야 한다.



증서를 발급받고 대성당 내부를 관람하였다. 야고보의 무덤도 있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대성당의 축복을 누렸다.



순례자들을 축복하기 위한 미사가 매일 12시에 시작 되며 시작 전 순례자사무실에서 증서를 수령할 경우 미사에서 이름을 호명해준다. 요즘엔 사람도 많아져서 한명한명 다 불러주지 않을 때가 있다고는 하지만, 나는 내 이름을 똑똑히 들었다. 물론 그들의 발음이 부정확하기는 했으나 나는 공식적으로 순례를 마무리 하게 되었다.









길의 시작에서는 혼자였으나, 길의 끝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였다. 기쁨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어 그 크기는 더 커졌고 행복했다.



그렇게 카미노 데 산티아고를 향한 나의 순례는 해가 저물듯이 지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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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24일  수

Arzúa ~ Monte de gozo (32.4km│7시간 40분)




오늘은 글로리아의 생일이다. 글로리아를 위해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다. Arzur의 알베르게에 생일 축하한다는 플랜카드를 만들어서 아침에 생일파티를 열었다. 한 달을 함께한 동료들이 진심으로 생일을 축하해주었다. 늘 이런 단체사진에서는 나의 삼각대가 한 몫을 하였다. 이런 때마다 무거워도 들고다닌 보람이 느껴진다.ㅎㅎ



아침에 알베르게에서 생일파티를 하고 7시부터 걷기 시작했다. 짖궂은 날씨에도 걷는다는 것은 많은 감성을 자극한다. 오늘은 Monte de gozo까지 걷는 날이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la)에 도착하기 전 마지막 알베르게이다. 산이라는 뜻의 Monte. 계속 오르막 길이 이어진다.



잠시 해가 뜬 틈을 타서 서둘러 걸었다. 공기도 맑고 기온도 적당하였으며 걷기 좋은 날씨였다.



이 콘크리트 덩어리를 만날 때마다 매우 기뻤다. 남은 거리가 써있는 것도 있었는데, 언젠가 0km를 볼 생각에 설레였다.



걷다보니 일행들과 또 떨어져 혼자 걸었다. 나 정말 체력이 약한건지 너무 힘든건지 분간이 안갔지만 쉬지 않았다.



사실 사진 찍으며 걷는 것도 속도를 떨어뜨리는 한 요인이 되었다. 물론 사진을 많이 남기지는 못했지만 주위를 아주 두리번 거리며 뭐 찍을 것이 없나 찾으며 걸었기 때문이다.



사진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이 많다. 길을 걸으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었다. 그리고 용기를 얻고 싶었다.



숲을 나와 다시 평야가 펼쳐졌고 어느새 땅에 풀이 자라고 있었다.






드디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입성하는 순간이다.



감동적이고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도시는 갈리시아의 주도로 아주 큰 규모이다. 역시나 큰 도시는 접근하기 까다로운 법. 도시의 중심까지 가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그래서 Monte do gozo에 알베르게가 마련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순례자들을 환영하듯 목적지가 얼마 안남았다는 듯이 팻말이 꽃혀있었다.



저 멀리 언덕 위에 커다란 조각품이 있고, 그 앞에 알베르게가 있었다. 더 나아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볼 수 있었다. 동료들은 콤포스텔라에 있는 아파트를 쉐어하기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이곳 Monte de gozo에 머무르기로 했다. 그들의 쉐어 하우스에는 내일 합류하기로 하였고 나는 나만의 시간을 도착 전에 갖기로 마음 먹었다.




300개가 넘는 침대와 좋은 시설로 순례자들을 반겼다. 숙소는 약간 대피소 처럼 생기긴 했지만 아주 큰 규모의 시설을 자랑한다.




이 길의 추억은 어쩌면 도장으로부터 나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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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23일  화

Palas de Rei ~ Arzúa (28.7km│6시간 50분)




오늘은 아이코와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걸었다. 오늘은 아이코가 일본으로 귀국하기 바로 전날이다. 그래서 아이코는 Arzur부터 버스를 타고 Santiago de Compostella까지 이동할 계획이었다. 오늘 길을 걸으며 아이코와 이야기를 많이 하였다. 서로 언어가 같지 않아 완벽하게 대화를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부족한 영어와 일본어를 섞어가며 소통을 하였다. 짐이 많고 한달 남짓 걸은 나는 걸음이 많이 느려졌다. 아이코에게 먼저 가라고 하였지만 그녀는 계속 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 같이 걷자고 하는 바람에 내 마음도 조급해졌다. 혹시라도 나 때문에 버스를 놓치면 어쩌지..라는 걱정으로 멈추지 않고 걸었던 것 같다. 아이코의 태도에 내 걸음 속도를 올리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였다. Arzur의 Municipal(공립) 알베르게에 도착해보니 내 일행들은 이미 체크인을 한 상태였는데, 너무 늦게 도착한 나머지 이미 만실이라는 비보를 받았다. 오후 3시 밖에 되지 않았는데 만원이라고 한다. 학교에서 온 단체 순례자들 때문이다.



 그래서 우선 아이코를 버스 정거장까지 바래다 주고 사립 알베르게를 찾아다녔다.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 한 알베르게에 짐을 풀었다. 가격은 10유로. 내가 여태 묵었던 알베르게 중에 가장 비싼 곳이었다. 하지만 시설도 깨끗하고 좋았으며 무엇보다 사람들로 붐비지 않아 편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다만 외로움이 문제. 내 일행들은 모두 공립에 있기 때문이다. 이 알베르게에서 묵는 사람은 나를 포함 모두 4명 이었다. 전부 길을 걷다 한 번쯤은 마주쳐본 낯이 익은 순례자들이어서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저녁 식사는 독일에서 온 Lam이라는 베트남계 독일인과 함께 먹었다. 같은 또래이다 보니 서로의 나라와 문화에 대해 궁금한 점을 알아가며 맛있게 식사를 마쳤다. 가지를 구워서 스파게티에 넣어봤는데, 너무 맛이 없어서 거의 남겼다.


아래 붉은 색 도장을 남긴 사립 알베르게. 이름은 Via Lactea Albergae Arz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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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22일  월

Portomarin ~ Palas de Rei (24.1km│5시간 50분)




구름낀 하늘 아래 다시 나는 걷고 있었다. 어김없이 또 혼자가 된다. 목적지에 가까워 질 수록 순례자들이 더 눈에 띈다. 점점 많아지는 순례자들 틈속에서 더 빨리 걸어야 공립 알베르게에서 묵을 수 있는 정도였다. 다들 공립 알베르게에서 숙박하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가격도 싸고 공식적인 인정을 받는다고 생각해서 일까. 오늘은 다행히 알베르게가 오픈하기 전에 도착하였다. 어제 밤에 습하였던 알베르게에서 잠을 설치는 바람에 너무 일찍 출발하였기 때문이다. 오늘은 점심으로 멧돼지를 먹었다. 그냥 돼지보다 훨씬 육질이 탄탄하면서 부드럽고 맛이 좋았다. 이제 3일이 남았는데, 마음에서는 끝이 아니라고 한다. 아직인것 같다.





길을 걷던 중간에 우리는 식사를 하기 위해 다같이 식당에 들렸다.



Palas de Rei 의 알베르게 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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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21일 일

Sarria ~ Portomarin (21.2km│5시간 50분)


오늘은 다행히 비가 안왔다. 짙은 안개를 앞에 두고 카미노를 걷는 길이다. 시정이 좋지 않아 멀리 경치를 볼 수 없었고 내 발만 보며 걸었다. 그래도 오늘 날씨 예보는 맑음이다. 스페인의 햇살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따듯하고 맑다.



벌써 28일째다. 이제 4일 만 더 걸으면 길의 끝에 도착한다. 이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기 보다는 아쉬움이 벌써 느껴진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라고 했다. 하지만 벌써 끝내고 싶지 않다. 길 위의 삶에 익숙해지고 욕심도 없고 걱정이 없는 이 순례자의 삶에 나는 더 바랄 것이 없었다.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100km를 남겨 놓고 거지꼴이 다 됐다ㅋㅋㅋㅋㅋㅋ



비가 아주 많이 와서, 길이 시냇물로 바뀌어 흐른다. 다 젖음. 요즘 젖은 신발 말리느라 고생이 많았다.



저 멀리 포르투마린이 가까워지고 잇다.






날씨도 좋고 호수에 비친 포루투마린(Portomarin)의 모습이다. 비가 많이 오는 날엔 호수가 범람하여 마을이 잠길 때가 있다고 한다.




포루투마린의 성당을 지나 알베르게를 찾을 수 있었다.








짐을 풀고 글로리아와 함께 동네를 구경하였다.



이곳 포루투마린은 호수가 있는 한적한 시골마을



Portomarin의 알베르게 모습




도장이 모이고 모여 이제 한 페이지만을 남겨놓은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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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20일 토

Triacastela ~ Sarria (21.7km│6시간 50분)



그렇게 원했건만 질리게 비가 내리고 있다. 오늘 출발하면서 내리기 시작한 비가 도착할 때까지 그치지 않았다. 비가 오니 더 힘이 빠지는 것 같다. 오늘도 함께 다니는 그룹 중에서 꼴찌로 Sarria에 도착하였다. 느려도 다 걷기만 하면 되는거 아닌가ㅎㅎ

샤워도 못한채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 식당에 가는 줄 알았는데 상설시장에 가서 문어를 먹었다. 배가 터지게 문어를 먹었고 갈리시아 음악에 취했다. 문어와 함께 비노와 오루호는 빠질 수 없는 조합이다. 두 잔 마시니 벌써 취한다. 글을 더 쓰고 싶지만 편히 쉬고 싶은 마음에 끄적임을 줄인다ㅎㅎ 지상낙원




길을 가던 중 Samos의 Mosteiro de Samos를 방문했다. 이곳은 수도원으로 신학과 철학의 학교로 중요한 역할을 하던 곳이라고 한다. 


San Martin Dumiense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San Fructuoso에 의해 개조 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슬람 침공 후 왕의 재정복하여 재복원하는 노력을 거쳐 새로운 수도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 후 많은 화재와 손실을 겪다 다시 1951년 재건 되었다. 이 수도

원은 고딕 말의 양식과 르네상스, 바로크 건축 양식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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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19일 금

O Cebreiro ~ Triacastela (21.1km│5시간 40분)




아침부터 축축히 비가 정말 많이 내렸다. 판초를 뒤집어 쓰고 터벅터벅 걷기 시작한다. 오늘은 일찍이 혼자 걷기 시작했다. 갈리시아 지역에는 비가 1년 내내 자주 내린다고 하비가 말해주었다. 판초를 썼지만 옷과 신발이 모두 젖어간다. 굳이 멈춰 비를 피하고 싶지 않았다. 한국이라면 비 맞는 것이 더럽고 꺼려질 일인데, 이곳에서는 그저 자연의 일부라 생각하고 피하지 않게 된다. 이곳은 공기가 맑다고 생각해서 인가. 산을 내려가는 루트라 무릎에 조금 무리가 간 듯하다. 물론 무릎과 허벅지가 아픈지 오래됐지만 조심히 걸었다. 곧 군대를 가는데 십자 인대가 다치고 싶지 않았다. Triacastrela(트리아카스렐라)는 아주 작은 마을이다. 주변에 사실 아무것도 없다. 밥 먹고 쉬기만 하는 곳이 되었다.



사실 카미노를 걸으며 이 여행이 특별하기는 했지만, 하루하루가 24시간 특별하지는 않다. 우리의 인생이 그렇듯. 지나가는 과정에서 맞이하는 하루일 뿐이다. 하지만 끝을 보기위해서, 목적을 위해서는 꼭 지나가야될 하루이다. 재미가 없고 심심하더라도 언젠가는 모두 유의미한 내 인생의 하루가 될 것이라 믿고 걸었다.




내일은 Sarria(사리아)를 목표로 할 것이다. 비가 더 안왔으면 좋겠다. 요새는 스페인 사람들에게 한국에서 친구들과 재미삼아 어릴적에 하고 놀았던 A,B,C,D라던지 가위, 바위, 보 하나빼기 같은 것을 가르치는 재미에 빠졌다ㅎㅎ 이런 놀이?문화에 호기심 어린 그들이 귀엽기만 하다. 감기기운이 조금 있었지만 잘 견뎌내고 있다. 내가 대견하다.


이제 4~5일 정도 남았다. 슬슬 끝을 준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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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18일 목

Villafranca del Bierzo ~ O Cebreiro (27.5km│7시간 10분)



새벽 5시에 일어나 미구엘이 걷기 시작한다.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 날이다.


판초를 뒤집어 쓰고 터벅터벅, 첨벙첨벙 물 웅덩이를 밟는 소리로 걷기가 시작되었다.  오늘 목적지인 오 세프레이로(O Cebreiro)는 산 위에 위치한 마을이기 때문에 계속 오르막 길이 예상된다. 또 산이 높아서 난관 중의 난관이었다. 




오랜만에 비를 맞으며 걸어본다. 우산 같은 건 없다. 버스 또한 없다. 내 스스로의 힘으로 나를 Carry해야 한다.



먼저 앞서간 그들의 발자국을 따라 걷다보니 쉬지도 않고 올라왔다. 걷는 동안 그저 빨리 도착해서 쉬어야 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해발 1400m 이상되는 곳에 오르니 그제서야 올라오길 잘했고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다.



점점 비가 잦아들고, 옷도 다시 마르기 시작했다. 경치가 좋아 기분도 좋았다. 유럽의 기후는 정말 퐌타스틱 그 자체다. 너무 쾌적하고 맑다. 물론 도시는 아니겠지만...



자동차도 다니기 힘들어 보이는 이 작은 샛길로 계속 걷는다. 화살표가 안보인지 오래지만, 길은 오로지 이 길 하나 뿐이라 믿고 걷는다.



도착해보니 내가 세번째로 도착했다. 다른 그룹들은 뒷 마을에서 쉬고 오느라 늦는다고 한다. 오늘부터는 길의 마지막 부분인 갈리시아(Galicia)이다. 갈리시아의 주도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바로 순례자들의 목적지가 되는 곳이다. 갈리시아는 문어요리가 유명하다 하여 기대가 된다. 



텅빈마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길 위에서 바람을 타고 스며드는 고요함만이 내 귓가에 울려퍼진다. 이 길 위에서는 세상이 나에게 가르쳐준 모든 진실과 거짓들은 고개를 숙이고 오로지 해가 뜨고 지는 것만이 내 하루를 차지한다. 길 위를 걷다가 가끔은 뒤를 돌아본다. 저 멀리 점이 되어버린 그 때의 미련들 쫓던 습관이 남아서일까...

파도처럼 밀려오는 것을 바라보면 새로운 감정이 자라난다. 젓가락질을 모르던 때의 나처럼 서툴게 휘두른 나의 집착과 악의를 뒤돌아보게 된다. 늘 길 위에서 묻는다. 하지만 답은 들려오지 않는다. 무엇이 답인지 모르겠다. 이 길은 답을 찾기 위한 길은 결코 아니다. 이 순간이 쉼표가 되어 다음 문장에 힘을 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첫 날 피레네산맥을 넘어오면서 느꼈던 것들을 다시 느낄 수 있을까...

El amor es como el vieto, No puedes vesto, pero puedes seutrlo



높은 산 위의 오지스러운 이 곳에 있는 알베르게치고는 깔끔하고 넓다. 흡사 피난처 같기도 하다. 시설 굿.


아래 크레덴시알에 도장도 받았는데 성당에 가면 산 위에 있는 이 마을을 상징하는 도장도 찍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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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17일 수

Ponferrada ~ Villafranca del Bierzo (20.2 km│5시간 30분)



오늘의 카미노는 거의 평탄하였다. 이제 점점 기온이 올라가 봄이 완연해졌다. 더이상 패딩은 꺼내지 않는 날이 온것이다.


어느덧 3월 중순, 집을 떠난지 한달이 훌쩍 지났다. 무엇이 바뀌었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길을 걷고 나면 바뀌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 집 생각이 조금씩 나기 시작했다.



한달 동안 걸었던 순례자 동료들과 사진을 찍었다. 꽤 큰 그룹이 되어 함께 땀을 흘렸다.

오늘 길에서는 포도밭이 굉장히 많이 보였다. 점점 몸과 마음이 지쳐간다. 쉬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나 들지만, 길의 끝이 이제 멀지 않았다. 조금만 더 힘내자!





여러 마을을 지나오는 동안 이글레시아, 즉 성당에 들려 알아 듣지 못하는 미사를 들었다. 성서엔 무관심하고 길의 의미도 잘 모르지만 그 시간동안 나는 내 마음속으로 계속 질문을 던졌다.



겨울에 시작한 카미노가 봄을 만났다. 



다들 옷차림이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오늘은 Villafranca del bierzo(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쵸)에서 묵을 예정이다. 공립 알베르게는 공사중이라 사립 알베르게에 묵기로 했다. 사립 알베르게는 공립보다 비싸지만, 시설이 깨끗하고 편한 점이 많다.



오늘 마을은 작으면서 중세시대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길을 잃어버리지 않고 잘 걷고 있음을 알리는 노란색 가리비.



오늘 알베르게는 암반 위에 지어진 집이다. 그래서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장점이 있는것 같다. 아주 큰 골든리트리버도 주인이 키우고 있고 인터넷도 빠르다. 이곳에서 컴퓨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에픽하이의 Epilogue 앨범을 다운로드 받았다. 새로 나온 Ep인데 걷는 동안 너무 듣고 싶었다. 에픽하이의 노래, 가사에 나머지 남은 날들을 기대기로 한다.ㅎㅎ



골목 구석구석 예쁘고 아기자기 생겼다. 담벼락 밑 그늘에 앉아 책을 읽으며 사색에 잠기기도 하였다.



길 위에서 만난 예쁜 노란 모자 아기가 너무 귀여웠당ㅎㅎ 인형같다ㅎㅎ



비아프랑카의 알베르게 도장!




부엔 카미노(Buen Cam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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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16일 화

Foncebadón ~ Ponferrada (26.9 km│6시간 40분)


오늘은 가파른 길을 내려가야 한다. 무릎에 많은 무리가 갈 것을 예상 했지만, 그 어느 것 대비도 할 수 없었다.


길을 나서고 2km정도 오르막 길을 걷다가 계속 내려간다. 로케 일행들과도 떨어지고 어느새 다시 아이코와 걷게 되었다. 아이코가 힘든 내 발걸음을 맞춰준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노래도 들어보고 다른 순례자들과 이야기도 하고 이것이 산티아고순례길이다.




짐이 많아 무거워 보이는 아이코에게 우체국에 들려 짐을 보낼 것을 추천했다. 팜플로냐에서의 나처럼.

짐의 무게를 줄여 무릎의 부담을 줄여야 오랫동안 잘 걸을 수 있다.



뚜벅 뚜벅 걸었다. 오늘 걷는 길은 30km도 안되는 거리였지만, 체감 상 35km는 걸은 것 같았다. 게다가 폰페라다(Ponferrada)는 큰 도시이기에 알베르게를 찾는데까지 오래걸린다.



만년설은 아니지만, 산 위에 쌓인 눈을 보며 걷는 기분이 아주 상쾌했다. 걷는 동안 눈이 안내리는게 천만 다행이다. 이렇게 순례자들은 길을 걷는다.



흙길에 접어들어 길을 만들며 걸을 때도 있다.





채에서 보던 곳을 지나갈 때면 반갑기도 하고 즐겁다. 다같이 기념사진 찍는 시간이기 때문!



길을 함께 걷는 사람이 옆에 있어 행복하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겠지?



심지어 맨발로 길을 걷는 사람도 있었다니, 믿겨지지가 않았다. 참 신앙의 힘은 대단해보인다. 이런 길을 형성하고 사람들을 길로 끌어드릴 뿐만 아니라 길 위의 마을들의 생계에도 도움이 되고 모두가 행복해지게 하는 그런 일을 신앙심 하나로 부터 시작된게 아닌가.



길 위의 허름한 기념품 판매소



오랜만에 만난 영국사람들






폰페라다(Ponferrada)에 도착하기 전 마을에서 본 비석. 산티아고가 202km 남았다...

감격스럽고 설레고 믿겨지지가 않는다.



매일 종 소리를 듣고 미사에 참석하여 기도를 한다. 길을 잘 마치게 해달라고.



폰페라다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도시를 구경했다.



조각들이 꽤나 멋졌다.



폰페라다의 석양



어제까지 힘들다며 밥도 안먹던 미구엘 아저씨가 포즈를 취해준다. 늘 보는 석양이지만 서쪽이 매일 가까워지니 설레는 마음이 늘어만 간다. 남은 거리가 줄어들 수록 마음도 가벼워지는 기분.





폰페라다의 도장



부엔 카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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